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생물체 버섯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서 건 식
미생물을 처음으로 정확하게 관찰하고 기술한 사람은 네덜란드의 루벤후크(Antony van Leeuwenhoek, 1632~1723)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자기가 직접 만든 현미경을 이용하여 구강세균과 원생동물을 관찰하였고 이를 1673년부터 런던왕립학회(Royal Society of London)에 보고하였다. 미생물이란 일반적으로 너무 작아서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생명체를 말하며 지름이 1㎜ 이하인 물건은 현미경을 이용하지 않고는 뚜렷이 관찰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생물 중에는 조류나 균류와 같이 눈에 보이는 정도의 크기를 가진 것도 많이 있어서 단순히 정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은 미생물의 정의를 크기로 규정하지 말고 연구기법을 기준으로 규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생물 특유의 연구 기법으로는 순수분리 배양을 들 수 있는데 최근에는 식물과 동물에서도 조직 배양 등과 같은 기법을 이용한 유전공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의도 현실과는 다르다.
한편 버섯은 식물 및 동물과는 다른 영양섭취방법을 하고 있는 등의 이유로 하나의 분류군인 균계(Kingdom Fungi)에 포함되고 있으며 미생물의 일원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전통적인 미생물의 정의와는 다르게 육안으로 쉽게 확인된다. 그런데 최근 버섯의 생태와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어서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는 바로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생물체라면 많은 사람들이 고래나 코끼리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것은 고래나 코끼리 같은 동물이 아니고 뽕나무버섯이라는 버섯이 세계에서 가장 큰 생물체로 기록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계최대의 생물-“뽕나무버섯”
“세계 최대의 생물”로 1992년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쳐”에 실린 생물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생물은 바로 뽕나무버섯(Armillaria mellea)이라고 하는 버섯이다. 버섯이라고 하니 갓(Pileus)과 대(stipe)로 이루어진 형태를 상상하여 거대한 버섯이 발견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다. 이 논문에서는 소위 말하는 버섯만이 아니고 토양과 나무속에 숨어 있는 ”균사“의 크기도 개체의 크기로 평가하고 있다.
뽕나무버섯의 균은 근상균사속(根狀菌絲束)이라고 하는 균사의 집합체를 형성하여 토양 중에서 생장하고, 나무뿌리 등에 도달하면 나무뿌리 등에 기생하여 영양원을 흡수한다. 그 영양을 땅위에 모아 버섯을 형성하기 때문에 한개의 버섯을 형성시키기 위해서는 실로 막대한 양의 균사와 근상균사속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 된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버섯 한개는 식물과 동물의 경우처럼 한개 혹은 한 마리 등으로 셀 수 있는 개체가 아니고 균사와 합쳐진 커다란 버섯(균사)체의 극히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땅속이나 나무속에 있는 균사체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버섯의 발생위치를 지도에 기록하면서 채집하고 각각의 버섯이 유전적으로 동일한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조사한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버섯이 채집된 장소를 지도에서 확인하면 대충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쳐”에 실린 논문에서는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유전적으로 가까운 관계에 있는 즉 버섯의 친족관계를 아주 높고 정밀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 결과 미시간주의 활엽수림에서는 15헥타에 이르는 면적을 유전적으로 동일한 하나의 개체 즉 동일한 뽕나무버섯이 점유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이번에는 토양을 채집하여 단위면적당 토양 중에 함유되어 있는 근상균사속의 무게를 측정하여 15헥타에 포함되어 있는 무게를 계산한 결과 생체중으로 10톤 이상이라고 하는 결론을 내렸다. 게다가 이 논문의 저자는 “마른나무나 감염이 되어 약해져 있는 뽕나무의 뿌리에 침입하여 있는 균사를 모두 포함하면 그 10배인 1,000톤까지도 될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근상균사속의 년간 생장을 0.2미터 정도로 계산하면 반경 약 300미터로 자라기에는 1,500년이 걸린 것이 된다. 면적 15헥타, 고래에 필적하는 정도의 무게, 천연기념물이 되고도 남을 정도로 오래된 거목과 같은 정도의 나이를 가진 “최대급의 생물”로 대접받을 수 있는 버섯이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균사체가 넓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은 균이 포자의 확산에 의존하지 않고 균사의 생장에 의해 점유 면적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반대로 일정한 범위내에 유전적으로 다른 작은 개체가 밀집하여 발생하는 종은 포자를 분산시켜 자손을 만들면서 범위를 넓혀가는 성질을 갖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뽕나무버섯의 경우는 전자와 같은 경우이며 이는 균의 생태를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뽕나무버섯의 자실체(좌), 나무 뿌리주위에 형성 된 근상균사속(중), 한천배지에서 형성된 근상균사속(좌)>
버섯계의 거인
세계기록을 모아 기재해 놓은 기네스북에 크기가 최대인 것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버섯이 몇 종인가 있다. 현재는 앞에서 설명한 뽕나무 버섯이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큰 버섯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도 신문지상에 보고된 적이 있는 왕송이(상아색다발송이, Tricholoma giganteum)과 댕구알버섯(Lasiosphaera nipponica)도 기네스북에 오른 적이 있는 거대버섯이다. 상아색다발송이는 다발로 발생하고 댕구알버섯은 하나의 자실체로 발생하는데 그 크기 때문에 자주 매스컴에 오르기도 한다.
|
‘점보 버섯’;둘레 4m 왕송이 군락 발견 “버섯전골 300인분 만들 양” 굵기가 어른 팔뚝만한 초대형 왕송이버섯 군락이 발견됐다. 왕송이는 부엽토가 많은 곳에서 자라며, 살아 있는 소나무뿌리 근처에서 나오는 송이버섯과는 종(種)이 다르다. 현장을 조사한 농업과학기술원측은 “왕송이는 96년 제주도에서 발견된 적이 있지만, 육지에서 확인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산책을 나왔다가 이 버섯 다발을 발견한 주민 임금성(林今城·여·46)씨는 “야산에 희끄무레한 게 보여 가보니 엄청나게 큰 버섯이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왕송이는 식용버섯이지만 생식을 하면 복통이 일 수 있다. 버섯농사만 20년 넘게 지었다는 윤성진(尹聖眞·47)씨는 “버섯전골로 300인분은 나올 만한 엄청난 양”이라고 말했다. /인천=박돈규기자 coeur@chsoun.com |


<1991년 일본 찌바현에서 발견된 왕송이 자실체, 吹春俊光 촬영>
왕송이는 베이지색 혹은 상아색을 하고 있는 버섯으로 1개의 갓 직경이 12~35㎝, 대의 길이 12~50㎝, 두께 10~35㎜ 정도이고 대의 밑부분이 결합되어 거대한 다발로 발생하는 버섯이다. 다발의 크기는 직경 80㎝, 높이 60㎝ 정도는 아주 보통 크기이고 직경 120㎝, 높이 75㎝, 무게 약 100㎏ 정도되는 거대한 것도 발견되고 있다. 최대의 것은 180㎏ 정도 되는 것도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가을에 밭이나 산길 등에 발생하지만 원래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발생하는 열대성의 버섯이다. 초대형이기는 해도 씹는 맛과 혀에 감기는 맛이 좋은 버섯으로 양식과 동양요리에 적합하다. 또 항종양활성을 보이는 물질이 발견되어 자실체의 인공재배에 관한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생식한 경우에 설사, 구토 등 중독 증상을 보인 예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댕구알버섯은 백색 공모양의 버섯으로 대는 없고 얼핏 보면 배구공과 같이 보인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대밭, 초지, 밭과 민가의 정원 등 비교적 사람의 눈에 띄기 쉬운 곳에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발견되는 버섯은 아니다. 크기는 직경 20~50㎝, 큰 것은 80㎝에 달하기도 하며 이는 포자를 가능한 한 많이 만들기 위해 이러한 형태로 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직경 약 30㎝의 댕구알버섯은 포자 수가 일천조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실체는 단독으로 혹은 여러 개가 하루 만에 출현한다. 이렇게 갑자기 발생하는 것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다. 어린 버섯으로 포자가 성숙하지 않은 것은 희고 탄력이 있는 빵과 같고 식용도 가능하다. 포자가 성숙하면 갈색으로 변하고 외피가 벗겨져 종이와 같은 내피가 노출되고 불규칙적으로 부서져 포자덩어리를 노출시킨다. 이렇게 노화된 균은 바람에 날려 흔적도 없이 붕괴된다. 기네스북에는 최대의 식용버섯으로 댕구알버섯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는 1987년에 캐나다에서 채집된 둘레 264㎝, 무게 22㎏의 “Giant puff-ball(Lasiosphaera sp.)"이 기재되어 있다.

<직경 20㎝정도인 댕구알버섯자실체, 교또약학대학
http://www.kyoto-phu.ac.jp/labo/mpgkpu/mpgguide/c/onifsbe.htm>
참고문헌
1. 今關六也 등. 1992. 日本のきのこ. 山と溪谷社.
2. 1997. 日本林業技術協會 편집. きのこの100不思議. 東京書籍.
3. 伊沢正名. 1998. きのこブック. 平凡社
4. 伊沢正名등. 1993. きのこの目利き. 山と溪谷社.
5. Alexopoulos, C. J. 등. 1996. Introductory Mycology. Wiley.







